학원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어느 새 시계는 11시를 가르킨다. 집으로 들어오면 적막같은 공기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외로움에 묻혀버릴 것 같다. 불을 켜고 방안에 차가운 공기를 없애려 보일러의 온도를 올린다. 오랜 시간 귀와 함께하고 있던 나의 이어폰과 아이폰을 분리시키고 컴퓨터를 켠다. 설겆이할 것들이 쌓여있는데... 오늘은 왠지 그런건 하기 싫다. 하지만 당장 오늘 하지 않으면 당분간 계속 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라 고무장갑에 손을 넣는다. 설겆이를 하고 밥을 하기 위해 쌀을 씻고 내일 아침에 먹을 밥을 해놓고 다시 책상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켠다. 뉴스, 유머사이트를 돌아보면 어느덧 12시가 다 되어간다. 도대체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모르겠다. 뭔가 유익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걸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요즘은 매일 손에 들고 있던 책과도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피곤한건가. 아니면 외로운건가. 오늘은 그 사람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뭔가 즐거울만한 다른 것만을 계속해서 찾는다.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자야겠다.
